오늘 웬일로 방문자가 300명을 넘었다.
우울증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이 많아선가? (검색창에 '우울증'을 쳐보신.... ^^ )
사실 우울증 자체에 대한 글을 쓰려고 했던 건 아니다.
마음이 건조해지다 보니 뭐 쓰고 싶은 얘기도 별로 없는데, 그러다간 블러그마저 바짝 말라버릴까봐 걱정돼서
요즘 일상을 주저리주저리 쓰고는, 이런 일상을 아우를 수 있는 제목이 무엇인고... 하다 보니 그만 제목이 그렇게 붙어버렸다. 하필이면 후줄근하게 제목을 붙인 글이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날 방문자가 몰리니 앵벌이(헉! 심했나?)를 하기라도 한 듯 영 민망하다.
아니, 어쩌면 오늘 블러그 청소를 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오늘은 간만에 콧구멍에 바람이나 넣으러 나갈 셈이었는데, 나가다 말고 습관처럼 블러그를 열었다가
엉뚱한 데서 그만 발목이 잡혔다. '알리미'가 통하는 블러거들의 새글을 알려주는지, 즐겨찾기 해둔 블러거들의 새 글을 알려주는지 궁금해졌던 거다.(이건 아직도 모른다... 누가 좀 알려주세요.)
한동안 마실을 거의 안 다니기도 했지만 다니더라도 그냥 알리미가 불러주는 대로, 아니면 댓글 달아준 친구들의 발자국을 따라 다니다 보니 도무지 옛친구들의 안부를 알 수가 없길래 어떡하면 알리미에 안 뜨는 친구들의 새 글을 챙겨볼까 하다가... 깊이 감춰져 있어 잘 열어지지 않는 '통하는 블러그' 서랍을 열어보니
하하하.. 까맣게 잊혀질 뻔했던 블러그 이름들이 주르르 뜬다.
나와 통할 것 같지도 않은데 일껏 통하기 신청을 해놓고는... 거의 와보지 않는 블러거들도 꽤 있다.
(사실 '통하기'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나로서는 누가 통하기 신청을 해오면 아마 그 기능을 '즐겨찾기' 기능으로 사용하나보다 짐작하고 선선히 받아들였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사도 없이 없이 없어진 블러그가 꽤 된다. 일방적으로 통하기를 끊어버린 블러그도 몇 있다.
일단 한 번도 걸쳐보지 않은 가망없는 옷들을 정리한다.
그리고는 한참 즐겨입었지만 깊이 들어가 보이지 않던 옷들을 먼지 털어 '즐겨찾기' 서랍으로 옮겨놓는다.
옷을 처분할지 꺼내둘지 수선할지를 확실히 판단하려면 걸쳐봐야 한다. 그러느라고 오랫동안 찾지 않았던 친구 집들을 방문해봤다.
대개는 자기 집을 방문한 발자국들을 따라 오게 마련이다. (나는 요즘 휴대폰에 찍히는 스팸 같은 느낌을 주는 발자국들이 신경 쓰여서 아예 다녀간 사람들의 발자국들을 안 보이게 해버려서 댓글이 남지 않으면 누가 오고 가는지도 모른다만..) 그래서 오늘 방문자가 평소의 1.5배가 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리운 친구들은 문을 닫거나 안식년 중이시고, 눈 맞출 준비가 안 된 내게 낯선 친구들은 미소를 던진다.
왜 모든 인연은 타이밍인가. 억울하다. ㅜ.ㅜ
땅뚠이 아지매야, 어째 문은 꽁꽁 걸어잠그고 앰헌 낙엽이나 한장 날려보내노.. 싱건지 같으니라고.
오지랖 넓어질까봐 걱정이라면서 더 크게 오지랖 펴고 앉은 원이님아, 고수가 없으니 명창도 하릴없네.. ^^
아무튼
블러그 세계를 벗삼으며 좀더 낫게 살고자 애쓰는 친구님들....
블러거님들은 물론, 로그인도 안 하고 살짝 다녀가시는 오프라인 친구님들까지 포함해서...
날마다 행복하세요. 우리 좋은 인연 오래오래 가져갑시다.
안녕히들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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