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2011)/陽光燦爛的日子

귀국 첫날

張萬玉 2006. 3. 1. 14:02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경영지원부 손대리가 남편이 앞으로 쓸 차를 끌고 마중나왔다.

부회장님 쓰시던 SM5인데 거의 새 차다. 

아, 이제야 실감이 난다. 9년여에 걸친 중국생활을 청산하고 완전 귀국인가?

 

짐보따리 올려주고 남편은 바로 회사로 직행이다. 내 그럴 줄 알았지...

짐 풀고 청소기 돌리고 나니 어느새 어두워졌다.

8시쯤 돌아온 남편은 '한국에서의 첫날인데..'. 하면서 나가서 맥주나 한잔 하잔다. 새삼스럽게... 히~

 

이 동네는 맨 회사 단체손님을 주고객으로 하는 업소들뿐이라 모두 시끌벅적이다.

시화병원 뒷골목을 헤매다가 간신히 까페 하나 발견..

모래시계...던가? 올라가서 과일안주에 칵테일 한 잔씩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

주로 앞으로 회사에서 일할 걱정... 안 하던 짓을 하려니 좀 어색했지만 기분 좋더군. ㅎㅎ

나오는데 눈이 펄펄 쏟아진다.  

 

그리고 오늘... 서울에서의 첫날.

아침 8시까지 늦잠을 잤다. 내일은 골프 약속이 잡혀서 새벽 다섯 시에 나가야 한다.

한국에서 맞는 첫 주말인데 오자마자....(흑흑.. 중국에서는 맨날 출장이더니.. 이젠 골프 위도우 신세군) 

중국에서 걸치던 것들이 서울에 와보니 도무지 걸칠 게 없다.

일단 쇼핑부터.... 파크랜드 가서 98만원 썼다.

봄 양복 한 벌+바지+넥타이+와이셔츠, 골프용 바지 한 벌과 바람막이.

고급은 아니라도 이제 신경 좀 써줘야지. 애쓰고 돈 버는데 돈 버는 맛 좀 알게 해줘야 할 거 아닌가.

 

골프채 손잡이 갈고 장갑 사고.... E마트 가서 장 보고 옥구공원 답사.

무궁화 공원으로 해서 꼭대기까지 올라갔는데 생각보다 근사했다. 특히 일몰 보는 정자...

얼른 다리 튼튼하게 만들어 늘상 올라다녀야지.

 

저녁엔 아구찜 해서 오붓하게 나눠먹었다.

자기 좋아하는 거 해주니 그저 흐뭇한 남편.. 마침 축구도 이겨서 기분 최고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오랜만에 같이 사는 기분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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