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에 도착해서 내가 원하던 호스텔을 찾아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여행길 최고의 행복이다. 그렇다고 마음에 꼭 드는 숙소를 찾아다니느라 진을 빼는 것도 어리석은 짓, 내게 필요한 몇 가지 조건만 충족된다면 마음 붙이고 정 들이면 된다.
나는 한 도시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기 때문에 숙소 선정에 그리 신경을 많이 쓰지는 않았고 우연에 의해 찾아진 숙소에서 머물면서 그 조건에 내가 맞춘 경우도 많았다. 따라서 그 호스텔들이 꼭 추천하고 싶은 곳들만은 아니었지만 내가 묵었던 호스텔들이 대부분 다른 호스텔들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올려본다. 일단 호스텔이 많은 거리를 찾아서 웬만한 숙소에서 하룻밤 쉬고 다음날 아침 여유있게 마음에 꼭 드는 숙소를 찾아 옮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내가 숙소를 고르는 첫 번째 기준은 당연히 가격이다. 장기여행자라면 어쩔 수 없지.
미얀마, 캄보디아, 베트남에서는 더위를 몹시 타는 친구와 함께였기 때문에 에어컨이 있는 트윈베드(20$ 선)를 찾았고 라오스, 태국, 대만에서는 나 혼자였기 때문에 10$ 미만에서 방을 찾았다. 중남미 여행 때는 도미토리가 많아 10$ 미만짜리 찾기가 쉬웠는데 동남아 쪽에서는 거의 room(더블베드 이상) 단위라 (물론 도미토리가 있었겠지만 찾기가 쉽지 않고 위치도 나빴다) 숙소단가가 남미보다 오히려 더 높았던 것 같다.
두 번째 기준은 교통이 좋은지 여부다. 방값이 싸다고 버스 터미널이나 돌아볼 만한 곳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으면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은 나라에서는 오히려 교통비를 방값만큼 쓰게 된다. 세 번째 기준은 시트가 깨끗한가(혹시 물것이 있나 싶어...), 창문이 있는가(방충망에 구멍은 없나), 카메라를 충전할 수 있는 소켓은 있나 여부다.
이 세 가지 조건만 충족되면 다른 집 안 보고 무조건 체크인 했다.
운이 좋게도 이 세 가지 기본조건 이상으로 나를 기쁘게 해준 호스텔들도 꽤 있었다. 이런 호스텔에는 ‘강추!’ 마크를 붙여 소개하니 이 지역을 여행할 때 꼭 이용해보시도록.
미얀마 / 버강
O minglaba(추천)
쉐지공 퍼야 맞은편. 버스터미널에서 올드버강 쪽으로 도보 3분 거리(물어보면 다 안다)
트윈 베드룸 / 에어컨/ 더운물 / 아침 포함 15$ / 주변 조용 / 아름다운 정원
론리에는 없고 현지인 소개로 찾아간 호스텔인데 가격 대비 최고 만족(강추!)
론리에 소개된 10$ 내외의 호스텔들은 ‘마켓’ 맞은편쪽에 있다.
마얀마 / 만달레이
Nylon Hotel(공항에서 택시 기사에게 이 호텔 이름만 대면 가준다.)
우리가 창문 없는 방에서 묵어 그런지(빈 방이 그것밖에 없었음) 이부자리가 눅눅했다.
트윈 룸 / 에어컨 / 더운 물? / 주변 시끄러우나 옥상에 올라가면 동네구경하는 재미
빈약한 아침 포함 12$
론리에 소개된 ET호텔은 길 건너 시장 쪽으로 한 블록 내려가면 있다.
미얀마 / 파안
Soe brother's
이 동네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마켓’ 안에 이 호스텔을 포함해서 두 개밖에 없고 버스터미널에서 마을 반대방향에 1박 30달러짜리 호텔이 있다. 터미널에서 내려 호스텔 이름을 말하거나 grand market 가자고 하면 오토바이가 태워다준다. 도보로 2킬로미터 정도.
트윈베드 아침 불포함 10$ / 선풍기 / 더운물 / 모기장 없음 / 리셉션 엄청 친절.
미얀마 / 양공
오키나와 게스트하우스
(터미널이나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술레에서 내린 뒤 32nd Street(좁은 뒷골목이다)를 따라 들어가면 중간쯤에 있다.(론리에 지도)
트윈 베드 / 아침 포함(맛있음) 17$ / 창은 있으나 컴컴함 / 예쁘고 깨끗한 목조건물(추천)
깐도지 호수 근처에 25$짜리 한국 호텔 ‘레인보우’가 있음(http://myrainbowhotel.com)
캄보디아 / 바탐방
Te O(버스터미널에서 걸을 만 함, 물어보면 다 아는 호텔)
트윈룸 / 에어컨 / 더운물 / 아침 불포함 12$ / 밝고 넓고 깨끗(추천)
캄보디아 / 프놈펜
Spring Guset House(터미널에서 툭툭 기사에게 물어보면 안다. 스태디엄 근처)
트윈 룸 14$ / 아침 불포함 / 에어컨 / 더운물 / 베트남 국경넘는 버스 티켓 판매
다 좋은데 그랜드 마켓이나 박물관 쪽에서 멀어 툭툭 비용이 좀 든다.
캄보디아 / 시아누크빌
Serenity(혹은 말리부 스쿠버 샵)
터미널에서 툭툭 타고 세렌티피티 해변 가자고 해서 해변에서 찾으면 된다.
한국식당 ‘금성’에서 물어봐도 된다.
우연히 들어간 호스텔이었는데 한국인 왕언니가 주인이었다.
트윈룸 25$ / 아침 불포함 / 수영복 차림으로 바로 해변으로 나갈 수 있음
가격대만 괜찮다면 추천할 만하다.
베트남 / 호치민
Mu Dan Hotel
버스터미널 부근 심까페에서 나와 좌회전 두 번(뒷골목)해서 중간쯤에 있다.
발코니 딸린 트윈 룸 아침 불포함 20$ / 더 싼 방도 있음
에어컨 / 더운 물 / 교통 좋고 / 깨끗하고 / 친절하고 / 한글 인터넷 공짜(강추)
우리는 여기서 open tour ticket을 끊었다.
베트남 / 딸랏
Tram Huong Hotel
트윈베드 아침 포함 24$ / 촌스러운 신혼여행 호텔 / 영어 잘 안 됨
설날휴가기간을 앞두고 있어 호텔들이 방이 없을 것이라 해서 호치민에서 예약하고 왔음
와보니 이 동네 게스트하우스는 cafe tung 맞은편 (언덕으로 올라가는) 골목에 있음
베트남 / 나트랑
Quang Vihn호텔
나트랑 해변 끝쪽 건너편(TV station 부근)에 있음 / 영어 잘 안 됨
트윈 룸 22$ / 아침 포함은 포함인데... ㅋㅋ / 한글 인터넷 공짜
바다가 가깝다는 것이 큰 장점. 여기도 호치민에서 예약하고 온 호텔.
베트남 / 호이 안
Ahn Pu 호텔
호치민에서 예약할 때 원래 36$짜리인데 25$에 주는 거라고 큰 자부심으로 소개했던 호텔.
과연 근사. 중국 대도시 삼성급 호텔 정도. 동네에서 손꼽는 호텔인 듯... 물어보면 다 안다.
가격대 신경 안 쓰신다면 강추. 친절하고 시설 멋지고 위치 좋고
무엇보다도 굉장한 뷔페식 아침식사.
베트남 / 후에
Bamboo hotel
트윈룸 아침 불포함 15$ / 에어컨 / 더운 물 / 그저 보통, 별로 기억에 안 남음
베트남 / 하노이
HANOI CENTRE onE HOTEL
버스터미널에서 삐끼에게 공짜택시로 낚여 들게 된 호스텔
호안 끼엠 호수 부근 시장통 안에 있음/ 이 동네엔 게스트하우스 많음
트윈 룸 20$ 아침 포함 / 깨끗하나 밤에 몹시 시끄러움 / 리셉션이 신용 없음
이름모를 호텔
싱글룸 7$(아침 포함) / 더운물 / 선풍기 / TV
친구가 떠나고 혼자 남게 되자 같은 시장통에 있는 더 싼 호텔로 옮겼다.
이름 모르는 호텔을 왜 올리느냐.... 이런 정도 호텔도 찾아보면 꽤 있기 때문이다.
라오스 / 비엔티엔
Wonderland 2 Guset House
도무지 빈 숙소가 없어서 다리품을 엄청 판 후 뒷골목에서 간신히 찾아낸 숙소
더블룸 십만 낍 / 창문 없는 게 흠이나 조용하고 엄청 깨끗 / 선풍기 / 더운물
black stupa(That Dam) 부근 유치원 바로 옆이다.
라오스 / 방비엥
Dokkhoun Guest House
더블룸 8만낍 / 아침 불포함 / 중국여학생과 나눠 냄 / 선풍기 / 더운 물
방이 없어 간신히 찾아냈음. 비슷한 가격, 비슷한 수준의 게스트하우스 많음.
강가 방갈로는 멋지지만 20~30$까지 호가함.
라오스 / 루앙프라방
이름 모를 호텔
빈 방도 드문데 10만낍 이하 방 찾느라 땡볕에서 한 시간 넘게 헤매 간신히 찾아낸 호스텔.
헌데 야시장 근처 강가에 있었다는 기억뿐, 이름도 안 적어놨다.
이 호스텔과는 아마도 감정의 교류가 전혀 없었나보다. ^^
라오스 / 루앙 남타
Adounsyri Guest House
그린 디스커버리 여행사 뒤쪽으로 두 번째 골목 중간에 있다.
태국에서 활동하는 유명한 로커가 이 호스텔의 주인이란다.
나중에 태국에서 영양음료(박카스 같은 것) 선전포스터에 나온 이 아저씨 얼굴을 보았다.
더블룸 / 아침 불포함 50000낍/ 선풍기 / 더운 물 / 동네 속에 있어 조용하고 각 방 앞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어 호스텔 사람들끼리 담소하기 좋다. 그런 이유로 강추!
태국 / 치앙라이
Tourist Inn
아름답기로 소문이 짜한 Baan Bua를 찾아갔다가 빈 방이 없어 묵게 된 숙소.
Jet Yod 사원이 있는 골목에서 사원 바라보고 왼쪽 골목에 있다.
일본아저씨가 주인인데 친절하고 한글 인터넷 되고 부근에 한국음식점인 서울식당이 있다.
트윈룸 아침 불포함 300밧(150밧짜리 싱글룸도 있으나 빈 방이 없었음) / 선풍기 / 더운물
태국 / 치앙마이
Libra Guest House 1박
문무앙 거리 Soi 9 중간쯤에 있다. 이 동네에서 가장 북적대는 집 중 하나이다.
트레킹 가면서 예약해뒀다는 빈 방이 하나 남아 있어 하룻밤밖에 못 묵었다.
식당과 여행사, 리셉션이 같이 있어서 입구는 늘 정신이 없지만 숙소 쪽으로 들어가면 정원이 아름답고 한적하다. 단점은 방안에 콘센트 없고 150밧짜리 방의 경우 더운물 안 나온다.
Grace Guest House 1박
Soi 9 깊숙이 들어가 막다른 골목처럼 보이는 곳에서 왼쪽(서점 있는 쪽) 골목으로 접어들면 바로 눈에 띈다. 150밧에 더운물 샤워. 가장 좋았던 점은 창문이 두 개나 된다는 점. 강추!
레스토랑은 베이커리도 겸업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구워낸 빵과 쿠키, 아이스크림 등을 맛볼 수 있다.
1층 레스토랑에서 아침메뉴로 통밀빵 토스트(과일접시 포함)를 주문하면 하루가 즐거워진다.
이 게스트하우스에 딸린 여행사 사장님은 옆집 란 께우 게스트 하우스의 사장님이다. ^^
태국 / 메솟
Green House Guest House
딱에서 오는 버스 스테이션(버스 스테이션은 목적지에 따라 곳곳에 있다) 뒤편 작은 다리를 건너서 스무 발자국만 가면 왼쪽에 있다.
아침 불포함 250밧 / 선풍기 / TV / 더운물
시설 대비 가격이 싼 것도 아니지만 숲으로 둘러싸여 아늑하고 자원봉사하는 장기투숙자가 많이 묵는 곳이라 분위기가 아주 좋다. 강추!
태국 / 팍총
Phubade Hotel
한밤중에 정보 없는 곳에 내려서 한 시라도 빨리 무거운 배낭 내려놓으려고 안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숙소. 모양새나 시스템은 호텔인데 시설은 호스텔, 아니 개조창고 수준이다.
찬물샤워 선풍기 방은 190밧. 여기에 TV를 더하면 220밧 / 더운물 에어컨 방은 300밧
권하려는 이유가 있다면 단 한 가지, 입지가 아주 좋다는 점이다.
버스 터미널과 기차역, 편의점, 야시장이 모두 100여 미터 거리에 있다.
리셉션에 영어 되는 아가씨가 한명 있는데 작년에 한국에 일주일 놀러갔었다고 한다.
태국 / 아유타야
Pu Inn
버스터미널에서 길 건너 맞은편쪽이 게스트하우스 동네이고 Pu Inn은 그 중 하나이다.
매니저가 일본인인데 고충처리가 매우 신속하고 합리적이다.
공용욕실을 사용하는 150밧짜리 싱글룸부터 트윈베드 에어컨룸 450밧짜리까지 여러 방이 있고 깔끔하다.
호스텔 자체로 보면 추천할 만하나 불행히도 150밧짜리 내 방엔 모기장이 없어 밤새 모기와 씨름하고 이튿날 방을 옮기려고 했는데 빈 방이 없어 옆집으로 갔다.
헌데 BJ Guest House라는 간판을 붙인 그 집에선..... (다음호에 계속..ㅋㅋ)
태국 / 칸짜나부리
Blue Star
버스 터미널에서 자전거툭툭 타고(40밧) 숙소 많은 거리에 와서 우연히 찾아낸 숙소.
툭툭 운전사들에게 물으면 다 안다.
우연히 찾은 것 치고는 가격 대비 시설 괜찮았다. 150밧.
숲이 아름답고 안쪽에는 강 위에 지은 방갈로들도 있다.
훌륭하기로 말하자면 콰이강 다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Bamboo House가 최고다.
대만 / 타이페이
Taipei Guest House
게스트하우스가 가져야 할 미덕을 모두 갖추고 있는 숙소.
가격 : 도미토리 300원(8.5달러) 싱글룸 500원 트윈룸 600원
침대(도미토리의 경우) : 각 침대에 커튼이 달려 있어 개인공간 확보 가능
각 침대에 개별 등과 개별 미니 선풍기, 개별 콘센트가 달려 있음
1층 침대에 앉아도 2층침대 바닥이 절대 머리에 닿지 않음
시트도 깨끗하고 이불도 포근한 솜이불.
락커 : 배낭이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큼직하다. 물론 개인 자물쇠가 있다.
욕실 : 도미토리 각 실에 하나씩 배정. 늘 청소를 해줘서 깨끗하고 더운물도 펑펑!
주방 : 도미토리 각 실에 하나씩 싱크대와 냉장고 비치 / 로비 입구에 개스레인지
세탁장소 : 꼭대기층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어서 코인을 넣고 사용할 수 있다.
건조대도 충분하다.
라운지 : 한글이 되는 인터넷 공짜. WiFi 건물이라 노트북이 있으면 방에서도 인터넷 된다.
DVD와 서적(주로 영어서적이지만 한국 잡지와 일본 만화도 좀 있음), 체스 등
놀거리가 갖춰져 있고 저녁이면 사랑방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위치 : 공항버스 하차지점(쉐라톤 호텔)에서 도보로 7분, 지하철 善導院에서 3분, 타이페이 기차역에서 도보로 15분, 장거리 버스터미널 도보로 20분 등 교통도 최상.
중정공원 인근이라 아침산책하기도 좋고 YMCA 뒤쪽 먹자골목에서 한끼 때우기도 좋다.
예약 : 타이완에서 영어 가르치는 서양인들, 타이완에서 유학하고 있는 일본애들 등 장기투숙자가 많아 빈 방이 잘 안 나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예약해두는 것이 좋다. 다음날 바로 투숙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답장이 온다. www.taipeihostel.com
위치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실 것.
지금까지 내가 묵어본 호스텔 중 단연 최고였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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