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집에서 사골을 샀으니 최소한 세 차례는 고아먹어야지.
아시다시피 나의 여행도 늘 삼탕이다. ^^
곰탕은 첫국물이 덜 진하지만 내게 있어서 圖上여행은 본여행 못지 않게 영양가 있는 진국이다.
여행지에 대한 공부는 이 단계에서 절반 이상 이루어진다. 여기에 살짝 비현실적인 상상력까지 더해지면
실제 여행길에서 느끼는 흥취만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어차피 여행자 신세, 하루를 묵든 닷새를 묵든 내게 허락된 건 스쳐지나가는 순간이니.... 그 순간에 충분히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을 나누어 맛보는 것이지. ㅎㅎ
누구는 이런 기대가 진짜 여행길의 즐거움을 반감시킨다고도 하지만 나의 경우 절대 그렇지 않다.
내가 공들여 준비한 일정을 내 손으로 실현시켜가는 그 짜릿함을 그 무엇과 바꾸랴. 막연하던 땅덩어리에 철도가 깔리고 도시가 들어서고 숙소와 풍경과 사람이 북적거린다. 그 흥미진진한 가상공간이 실제여행에서 현실화되는 순간 나는 전율을 느낀다. 별볼일 없는 중년여인이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이나 된 듯 으쓱해지는 순간이다. 그곳에 살고 있거나 그곳을 무시로 드나드는 사람들에겐 웃기는 얘기겠지만.ㅎㅎㅎ
아직 길을 떠나려면 육개월도 더 남았지만 꿀단지 앞에서 연신 군침 흘리던 이 아줌마, 결국 뚜껑을 핥기 시작했다. 핑게는 그곳이 유럽이라는 것. 미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쪽 팔리고 쌩돈 날리게 되지만 준비만 잘 하면 향유할 서비스가 적지 않은 '잘 조직된 사회'란 사실이 내게는 즐거운 도전으로 다가온다.
미리 준비해서 득 되는 게 뭐 있지? 유레일 패스 할인 이벤트? 유럽 내 저가항공? .....
그리하야 조금은 때이른 여행준비가 시작되었다. 유럽철도 시간표, 호스텔 예약 홈페이지, 유럽지도, 구구절절 여행기가 담긴 까페와 블러그 등등을 있는대로 다 펼쳐놓고.... 지난 일주일간 코를 박고 살았다.
분명히 시간이 경과하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할 것이지만 혹시 많이들 다녀오신 곳이니 선배제위들의 조언 하나라도 더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준비작업이 진행되는 대로 올려볼까 한다. (많은 조언 부탁합니다~~)
1. 여행기간 : 2010년 3월 12일 - 5월 28일(77박 78일 )
2. 여행코스
인천(도쿄) - 로마 / 나폴리*폼페이*소렌토*포시타노*카프리/ 피렌체 / 산지미냐노 / 친꿰레떼 / 제노바(이탈리아 10박 11일) -니스*모나코 / 빠리(프랑스 8박 9일)- 리스본 / 신트라(포르투갈 3박 4일) - 세비야 - 카사블랑카 / 마라케쉬 / 페즈 / 세프샤우엔(모로코 10박 11일) - 그라나다 / 마드리드*똘레도 / 바르셀로나(스페인 15박 16일) - 라우터브룬넨(스위스 4박 5일) - 뮌헨 - 빈(오스트리아 3박 4일) - 부다페스트(헝가리 3박 4일) - 프라하 / 체스키 크롬로프(체코 5박 6일) - 하이델베르크*로텐부르크 / 쾰른(독일 7박 8일) - 암스테르담(네델란드 2박 3일) - 런던 / 리버풀(영국 5박 6일) - (도쿄) - 인천
3. 예매 / 예약 및 준비사항
9월 25일 이전
1) JAL 구매 : 인천 출발 도쿄 경유 로마 도착 / 런던 출발 도쿄 경유 인천 도착
2) 파리 - 리스본 구간 저가항공 구매 : www.easyzet.com
3) 일정 짜기(유럽철도 시각표로 이동시간 참조할 것) http://reiseauskunft.bahn.de/bin/query.exe/en
4) 숙소 선정 및 예약 리스트 작성(후보지 리스트까지) : 외국 호스텔 www.hostelworld.com, 한국민박 http://www.whbcenter.com, 론리플래닛, 각종 유럽 배낭여행 까페의 숙소 리뷰 참조.
5) 유레일 예약 리스트 작성
10월 중순 : 유레일 등 발권 (발권 후 6개월 이내에 개시해야 하므로)
7) 유레일 패스 구매 : 플렉시 15일권(이벤트 등 싸게 사는 방법 수시로 알아볼 것)
8) 이탈리아 패스 3일권(2등석, 역시 할인권 찾을 것)
9) 유로스타 구매 : www.eurostar.com 브뤼셀 - 런던 구간(유레일 패스와 연계해서 싸게 살 것)
2월중 : 숙소 예약 : 예약금을 내야 예약이 되는 한국 민박만
숙박가격은 현지 호스텔이나 한국민박 모두 도미토리 기준 20~30유로 사이지만
아침만 주는(혹은 아침도 안 주는) 호스텔보다 조식과 석식까지 제공하는 한국 민박집이 비용절감에 유리.
한국민박집이 없거나 호스텔 가격이 더 싼 도시에서는 현지 호스텔 이용.
인터넷으로 예약을 해두면 소정의 예약비를 송금해야 하니 일단 홈페이지에서 주소만 따거나
호스텔 많은 거리를 뽑아 도착 도시별로 리스트를 만들어뒀다가 해당 도시 들어가기 전날 쯤 전화로 예약.
기타 짬짬이 준비사항
1) 론리 플래닛 분책(각 도시 들고나는 데는 암만해도 이 책이 가장 유용)
2) 노트북 점검 / 중국에서 쓰던 노키야 점검(GMS 방식 휴대폰 필요함) / MP3 음악 채우기 / 미술 관련 책
3) 예산 대강 뽑고 환율 좋을 때를 노려 유로 환전(3000유로 정도, 모자라면 카드로 현지 인출)
비용 중 출발 전 지불분
- JAL 항공권 구매 : 558,000 원 + Tax 190,000 원 = 748,000 원
유로 플렉시 15일권(할인가 700유로 + 발권비 + 예약비 + 쿠셋 예약 2회) : 약 800유로 + @
이탈리아패스 3일권 (할인가 120 유로)
파리 - 리스본 간 저가항공권(30유로 내외)
유로스타 브뤼셀 - 런던 구간(63유로)
한국민박 예약금분
기타 교통비 : 짧은 왕복 구간은 현장에서 구입(약 200유로)
피렌체 - 산지미냐노 / 빠리 - 몽생미쉘 / 빠리-오베로 쉬즈 / 리스본 - 신트라 / 그라나다 - 코르도바 / 마드리드 - 톨레도 / 프라하 - 체스키 크롬노프 / 뮌헨 - 휘센 / 암스테르담 - 헤이그
모로코 구간 1일 40유로 (이동교통비 및 투어 포함) * 10일 = 400유로
유럽 경비 : 1일 50유로 * 65 = 3250 유로(숙박비 + 일일경비 + 유흥비) + @ - 민박 예약금분
예비비 300유로
이번 여행의 목표 : 이건 정리되는 대로 계속 업그레이드 해야지.
1. 건물과 풍경 사진만 찍어오지 말고 민간인 접촉 시도에 역점. (쌀쌀맞은 유럽인들에게 통할지 모르겠지만)
2. 세상의 변화 속에서 전통 깊은 유럽사회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에 포커스.
3. 미술, 역사 등 교양에 푹 빠져보기. (다 늙어서 수학여행 가냐? ㅋㅋ)
유럽철도 (시간표 보기와 유레일 패스 사용법) 관련 포스팅이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