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로 가는 길(~2014)/일상

自主, 自助, 自愛

張萬玉 2012. 9. 9. 21:57

少说 / 多听

少吃 / 多动

少评 / 多爱

 

 

말 수를 줄이는 대신 더 많이 듣고 보고 생각하기에 힘쓸 것. (내가 내 인생의 주인노릇 제대로 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일 것.  (그래야 내 삶의 조건을 튼튼하고 여유롭게 가꿔갈 수 있다)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일들에 대해 헤집어내기보다는 품에 안도록 노력할 것. (나를 행복하고 품위있게 만들어주는 길이다)

 

 

김형경의 <만 가지 행동>을 읽다가 깨달은 바 있어 ^^

정신분석 결과는 아니지만 나름 통찰에 이르렀던 바에 근거, 내 방식의 '훈습기'를 거쳐보기로 했다.

허둥대는 마음을 붙잡아놓기 위한 몇 가지 장치에 몸을 맡기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나 길고 도무지 헛헛하니

이 아드레날린 중독자를 몰입시킬 소소하나마 구체적인 목표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오늘 새벽에 잠 깨자마자 갑자기 또렷하게 떠오른, 신기하게도 頭韻 딱딱 들어맞는 저 열두 글자.

현재 내 삶이 가장 필요로 하는 自主, 自助, 自愛라는 세 가지 길잡이를 제대로 따라가기 위한 행동지침인 양 느껴지길래

당장 크게 뽑아서 책상머리에 붙여놓았다. (좀 유치한가? ㅎㅎ)

아무렴 어떤가, 오랜만에 그분이 오셨으니 기꺼운 마음으로 모셔들여

이 열두 자 지침들이 심신 깊이 배어들도록 당분간 일지를 써가며 집중해볼까 한다. 

오늘이 결심 첫 날. 2012년 9월 9일이다.

9는 중국어발음으로 하면 오래도록 계속된다(久)는 말과 같으니 부디 이 결심이 오래도록 지속되기를..... 

 

1.

결심 첫 날이었기 때문에 말수를 줄이자는 작정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특히 나에 버금가는 왕수다 M도 나의 수다본능을 일깨우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입을 다물겠다고 결심한 마당이라 그런지 그녀의 모습을 통해 평소의 내 수다떠는 모양새가 명료하게 보였다.

나도 어지간히 '시끄러운 아줌마'였구나. 자제력이라고는 모르는......ㅠ.ㅠ

결심이 확고할 때 아예 '말 수를 줄이는' 데서 좀더 나아가 '필요한 말만 하기' 훈련을 해보면 어떨까,

그것도 나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2. 

오늘은 특별히 과식을 조심해야 할 쾌가 없었고

결심 첫날의 에너지를 이용해 오랜만에 제대로 집안 청소를 하면서, 오늘의 과제는 이 정도로 충분하리라 여기고 있는데

M이 집 뒤 호압사로 호출하는 통에 계획에 없던 두 시간 반의 산행까지 하게 됐다.

폭우와 태풍을 겪으면서 대대적으로 보수공사를 통해 대변신을 한 관악산 둘레길 모습이 아직은 많이 낯설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주 일요일엔 이 길을 걸을 생각이다.

 

3.

오늘은 아들녀석에게 잔소리를 한 마디도 끌어붓지 않은 것 같다.

정말 다행이다. 이빨도 들어가지 않을 군번에게 해대는 잔소리란 그저 하는 사람의 속풀이에 지나지 않는 것.

그게 아들넘에게 어떤 영향을 끼쳐줄 꺼라고 기대하는 바보엄마 신세를 오늘도 간신히 면했다.

어떻게 널부러지더라도 넉넉하게 받아낼 수 있도록 마음자리를 크게 넓혀가는 것이 나의 수양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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