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살이/제주허씨 한달살이

그 섬 6 - 쫄깃센터 / 이레하우스

張萬玉 2012. 10. 10. 12:19

나는 제주도가 비행기 타고 가서 호텔에서 자고 렌탈 승용차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큰 돈 드는 여행지로 알고 있었다.

이번에 가보니 저가항공도 두 군데나 생기고 해서 성수기 피해 잘만 고르면 내륙에서 승용차 갖고 돌아다니는 기름값보다 교통비가 덜 들 수도 있겠더라고.

게다가 장흥에서 떠나 성산항 가는 배는 2시간 10분인가 걸리고 3만원대라니...... 일주일 이상 있을 거라면 아예 장흥에서 차를 싣고 가면 좋겠네.

숙박비 부담도 훨씬 가벼워졌다.

올레길에 민박집 많다더니 정말 많아도 너~무 많은 모양이다. 도미토리 다인실은 침대 하나에 아침 포함 2만원이다.

친구가 나를 위해 방 하나 비워놨다고는 했지만, 해외에서만 보았던 도미토리가 한국에 들어와서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서

제주도를 한 달 가까이 누빈 바 있는 조카의 추천을 받아 출발 전에 한 군데 예약해두었다. 서해안 협재 해수욕장 인근의 쫄깃센터. 

 

오랜만에 젊은 처자들만이 재깔거리는 게스트하우스에 입성하여 도미토리 이층침대에 매달려보니 좀 쑥스럽긴 하지만

갈아입을 옷을 들고 공용욕실에 들어가면서는 해외 배낭여행할 때의 기분이 씩씩하게 되살아났다.

애들이야 혹시, '아이고, 엄마 피해 왔더니 또 엄마가 왔어' 이럴지 몰라도... 주눅 들 거 뭐 있냐. 

어색하고 불편해도 하루 이틀 지나면 해결된다는 거, 알고 있잖아. ^^ (하지만 나는 늦은 밤에 들어와서 아침 일찍 나가야 하는 처지.. ㅎ) 

 

 

 

만화를 그리는 젊은이들이 함께 운영한다고 했다. 문 연 지는 1년 정도.

이 게스트하우스의 특징은 엄청난 도서(만화 많음)들과 바다가 바라보이는 로비의 큰 통창...

 

욕실이나 침대, 부엌 등 시설도 유럽 웬만한 도미토리에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다.

인심도 좋다. 일단 냉장고 안에 있는 걸로 해먹고 나중에 장 봐서 채워넣어도 된다고 한다.  

막 도착해서는 분위기파악 못하고 수퍼에 나갔다 맥주 딱 한 캔 사가지고 들어왔는데 스탭이 로비에서 같이 마시자고 한다. 어찌나 민망하던지... ^^

 

 

 

아래 사진은 제주 신도시와 가까운 이레하우스.

이 집은 아랫층에서 운영하는 커피집과 빵집으로 더 유명하다.

커피도 물론이고 빵이 어찌나 맛난지, 친구가 사온 칠곡식빵 맛 보고는 서울로 돌아오기 전날 일부러 들러 굳이 한 덩어리 사가지고 올 정도였다니까.. ㅎㅎ 

일단 스페인풍 건물이 멋지고 깔끔한 내부장식, 특히 목재침대와 예쁜 커텐이 공연히 하루 묵고 싶게 만든다.

공항이 가까운 편이라 들고 날 때 좋지만 아파트 동네 속에 있어서 볼거리가 없는 게 유일한 흠.

 

 

 

 

 

 

 

인간극장에 나왔던 산골 살던 젊은 부부가 제주도로 내려왔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인터넷 찾아보니 조천읍 쪽에서 도서관과 까페, 두 칸짜리 펜션 등을 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 내서 바람도서관, 바람스테이에 찾아가보고 싶었는데 걷는 데 미쳐서 그만... ^^

 

풍성한 했살, 그리고 햇살 같은 우정으로 인해 오래오래 따사롭게 간직될 2012년 제주여행기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