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코스 일부 ~ 7코스 및 8코스 일부
이날의 계획은 올레 6코스의 마지막 구간인 서귀포항 새섬에서 시작해서 시공원과 외돌개를 거쳐 돔베낭길까지 갔다가
택시로 대포항으로 이동, 주상절리를 거쳐서 차를 세워둔 하얏트 호텔까지 걸어 돌아오는 것이었다.
십 년 전에 돌아본 적 있는 관광지여서 그랬는지 아름답기는 해도 큰 감흥은 없었다.
서귀포항
새 섬이라고 해서 새가 많겠다 했더니, 억새의 새... 새 섬이었다.
앞바다의 범섬, 문섬, 섭섬을 바라보며 잠깐 한 바퀴.
새 섬 바로 앞에 있는 천지연폭포.
중국 관광객들이 많아서 그런가 왠지 중국의 어느 풍경구에 온 듯 했다.
천지연폭포 바라보고 왼쪽으로 난 길로 올라가니 시 공원이 나왔다.
동행했던 친구가 예전에 시를 배웠던 선생님 시비가 거기 있다고 해서, 차 다니는 길을 마다않고 땡볕에 기어올라갔는데
뭐가 씌였는지 아무것도 찾지 못하고 전망대에서 서귀포 앞바다만 내려다 보았다. ^^
공원에서 젊은 아자씨가 말을 걸어왔다.
외돌개 쪽으로 간다니까 찻길로 한참을 걸어야 한다고 태워주겠다고 한다.
땡볕에 지친 김에 얼씨구나 올라탔는데, 이 아자씨 시력이 좀 안 좋은지 어디 놀러가자고 슬쩍 수작이다. 선글래스로 눈가 주름을 가린 게 주효했던 것일까? ㅋㅋ
우쨌든 고맙게 땡볕과 찻길을 피하여 편안히 (많이 걷겠다는 원래의 취지를 배신한 채) 외돌개 입구에 도착.
관광객으로 북적일 만한 풍광이긴 한데, 왜 내 맘엔 그저그런지 몰러.....
외돌개에서 돔베낭길로 가는 길은 그럭저럭 쾌적했다.
중간에 그늘집에서 오매기떡과 탁배기 한 잔으로 점심 때우고...... 오늘은 완전히 탱자탱자 관광객 버전일쎄. ㅋ
돔베낭길 종점에서 택시를 기다리며 요 녀석이랑 한참 놀았다.
애교도 많고 개 치고는 표정이 매우 다양한 녀석, 어디 오디션이라도 보러가지 그래?
대포항까지 멀어도 너~무 멀다는 말에 택시를 부르긴 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걸어도 됐을 뻔 했지 싶다.
가는 길에 강정마을 어귀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를 보았다.
한 마을에서도 찬성 반대가 갈리고 한 집에서도 아들과 아버지가 갈려 싸우는 안타까운 현장.
같은 제주사람끼리는 감당이 안 돼서 경찰기동대도 육지에서 실어왔다고 한다.
주상절리. 여기도 관광객 바글바글이다.
패러글라이드가 시원한 비행을 마치고 보트에 내려앉으려는 모양이다. 관광객들의 시선이 계속 따라가는 중.
드디어 안착에 성공하니 모두들 환호성을 터뜨린다. ㅎㅎ
하야트 호텔 쪽으로 돌아가는 길
시간 나면 여기 좀 들어가보고 싶었다.
무슨 박물관이었더라? 이름은 잊었지만 여튼 뭔가 신기한 것들을 전시하는 곳이었는데...ㅎㅎ
# 올레 6코스 일부
사려니 숲에 갔던 날, 아직 해가 남았는데 제주시내로 돌아가기 아쉬워 남조로에서 버스를 타고 이중섭거리로 갔다.
미술관도, 그 앞에 진열된 예술시장도 좀 그저그런 게 양에 차지 않아 이리저리 거닐다가
'작가의 산책로'라는 이름이 마음에 들어 헤매다보니 나도 모르게 올레 코스로 들어와버렸다.
사려니 숲길 12킬로를 걷고 난 다리를 끌고 추가로 6킬로 정도 더 걸은 것 같다.
택시 잡기도 어정쩡한 곳이라 올레 사무소부터는 부상자처럼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님. ㅜ.ㅜ
차가 다니는 길로 간신히 빠져나오니 저녁빛에 발그레해진 수평선이 저 멀리 내려다보였다.
이중섭 거리 입구 맞은편의 올레시장.
여기보다는 제주시에 있는 오일장이 볼만 하다던데 떠나는 날이 장날이어서.....
제주에도 중장년층의 '그 시절 문화'가 자리잡은 모양이구나.
내 또래 무명 가수의 노래가 공연히 처량하다.
이 팻말에 씌여진 거리 표시를 믿었어야 했다.
이미 십여 킬로 이상을 걸은 다리로.... 어쩌다 보니 그만 출발지부터 종착지까지 전 구간을 섭렵하고 말았다.
그닥 감동적이지도 않았는데 무슨 기력으로 그랬는지... 미쳤어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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