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3일에 떠나 9월 3일에 돌아오기까지 40일간의 여행기록이다.
단체배낭 전문여행사인 '인도로 가는 길'에 모인 여행동료 16명과 출발하여 24일간 함께 다녔고
돌아오는 길에 무료 스탑오버가 가능한 아디스아바바에서 내려 에티오피아를 16일간 돌아보았다.
쓰다 밀어둔 여행기도 쌓여 있는데 새로 또 시작한다. 어쩔 수 없다. 이번 여행길에서는 일기를 써두지 않았기 때문에 기억이 왜곡되기 전에... ^^
여행 루트는 탄자니아(다르에스 살람, 잔지바르) - 케냐(모시, 마사이마라, 나이로비) - 잠비아(루사카, 리빙스턴) - 짐바브웨(빅폴) - 보츠와나(초베국립공원, 오카방고 델타) - 나미비아(빈트훅, 사막, 스와콥문트) - 남아프리카공화국(케이프타운) - 에티오피아(아디스아바바, 곤다르, 랄리벨라, 악슘, 메켈레, 다나킬).
비용은 단체로 움직인 남아공까지 공동비용(왕복항공료, 숙박비, 도시간 이동 교통비, 나미비아 사전 비자비용) 약 360만 원과 개인비용 170만원(각국 도착비자비, 식비 등 개인비용과 각종 투어비용) 들었고 에티오피아 자유여행은 국내항공료 4회 포함 160만 원 정도 들었다.(당연히 한국으로의 왕복항공비용은 단체비용에 포함)
늘 그래왔듯 내가 여행에서 보기 원했던 것은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특히 우리 문화권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흑인문화권에 대해서는 공연한(?) 호기심이 적지 않았다. 무지와 빈곤이라는 틀에 박힌 선입견을 어느정도라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자기 땅의 주인으로서 자기들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 싶었다. 그러나 관광명소 중심으로 이동하는 단체여행이니만큼 (예상은 했지만) 관광업종사자 외에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별로 없었고, 분명히 환상적인 풍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세트장에 들어갔다 온 듯한 허전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시간과 비용의 효율을 따져서 할 수밖에 없었던 선택,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에서야 흔쾌한 시선으로 사진들을 다시 뒤져보노라니 쏜살같이 지나쳤던 순간순간들이 생생하게 되살아온다. 게다가 아프리카 종단 내내 내려놓지 못하던 일말의 아쉬움조차 고달프고 강렬했던 에티오피아의 추억 속에 흔적도 없이 묻혀버렸다. ㅎㅎㅎ
이제는 이 여행의 전 과정 모두를 완성된 한 장의 그림으로 오래오래 간직해두고자 한다.
아디스아바바 공항
주유와 기내청소, 환승객 탑승을 위해 홍콩에서 한 시간 정도 멈췄다가 15시간을 내쳐 날아 도착한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공항.
여느 공항과 다른 점들이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저 카우치.
밤을 새고 날아온 승객들, 혹은 장시간 환승항공을 기다려야 하는 승객들을 위한 최고의 배려 아닌가.
아직은 어떤 공항에서도 저런 카우치를 보지 못했다.
4주 후 에티오피아를 여행하면서는 그게 그거로구나 심드렁해졌지만 이때만 해도 공항에 이런 노점(!)이 차려져 있는 게 어찌나 신기하던지......
무슬림들을 처음 보는 것도 아닌데 흑인 무슬림들이라 그런 건지 자꾸만 내 시선을 잡아끄는 그들.
흑인 스튜어디스들도 처음 보는 게 아닌데, 4주 후에 다시 올 나라라고 여겨서 그런지 너무 예뻐 보인다.
실제로 에티오피아 여성들이 다른 아프리카 여성들보다 예쁘긴 하다. 이슬람쪽 혈통이 섞여서일 것이다.
두 시간 대기 끝에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 행 비행기로 갈아타니 옆자리에 잔지바르에 산다는 열네 살짜리 소년이 해맑은 미소로 맞아준다.
내가 처음 만난 아프리카 아이는 유창한 영어와 자신감 있는 태도로 '아프리카 아이'에 대한 내 어설픈 선입견을 흔들어놓았다.
보아하니 부유한 가정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자란 아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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