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비가 억수로 내리더니 천지가 신선한 황토냄새로 가득하다. (아직까지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아프리카의 냄새).
출발한 지 한 시간이 채 안 되어 세렝게티로 가는 길이 갈리고(세렝게티도 훌륭하지만 지금은 마사이마라가 시즌이라네) 세 시간쯤 달리니 국경이다,
새벽 6시 반에 모시 출발, 오후 4시쯤 나이로비에 도착했으니 출입국수속과 나이로비 시내에서의 교통체증을 감안하면 8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케냐에서는 마사이마라 캠프 2박을 포함, 4박 5일 머무른다고 해서 50불 환전했다.(이밖에 투어비 380불과 약간의 팁이 필요하다)
차와 사람이 뒤엉켜 발 디딜 틈 없는 나이로비 하고도 시내 한복판.
불과 십수 미터 전까지만 해도 흙먼지와 염소떼, 막대기를 든 사람이나 초가집 한 채 정도 그것도 어쩌다가 눈에 띄는 망망대초원이었는데......
지독한 매연과 호객꾼들, 옷자락까지 잡아채는 공격적인 걸인들과 맞닥뜨리니 갑자기 피로와 권태가 몰려오지만
아프리카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중요한 이 도시에 언제 다시 와보랴 싶어 서둘러 숙소를 나선다.
숙소 바로 맞은편은 드레스 가게. ^^
눈길을 잡아끄는 가발 광고. 스타일에 따라 붙인 제품 이름들이...... 만화에 나오는 공주 이름 같지 않나? ㅋㅋ
현란한 헤어스타일, 가히 국제적인 패션감각, 흑진주 같은 피부, 바싹 올라붙은 힙, 길고 늘씬한 다리...... 아프리카 여성들의 몸매가 훌륭하다는 건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지만 현지에 와서 보니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다, 한번 제대로 찍어보고 싶지만 아직도 내 카메라는 비굴모드. 대도시라 그런지 거부하는 리액션이 그렇게 과하지는 않지만 역시 겨누고 찍기는 어렵다.
대도시는 바쁘다. 개발이 더딘 아프리카라 해도......
길거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뭔가 할일이 있어보이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박물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이름이 다르네. 기록보관소라고 해야 하려나? 아무튼 숙소 근처에 있는 볼거리라고 해서 들어가봤다.
Tom Mboya 등 케냐의 건국영웅들과 정치지도자들에 관한 기록들도 있고 공예품들과 그림들도 있고,
아마도 이 전시관을 만드는 데 공헌한 듯한 어느 실업가의 소장품들도 있고...... '이것저것보관소'라고 해야 하려나?
저녁 먹으러 로컬 식당에 갔는데 메인 메뉴 염소고기 말고는 변변한 메뉴가 없어...... 남들 먹는 거 구경만 했다.
아니다, 망고주스와 패션프룻 주스는 정말 훌륭했다.
나름 부엌까지 갖춘 제법 널찍한 숙소였지만......결정적으로 더운물이 안 나와 고생 좀 했다.
그게 더운물이라고는 하는데 선선한 고원도시라 이를 악물어야 했다. (나이로비가 마사이말로 '찬 물'이란 뜻이란다. 그래서 그랬을까? ^^)
교사는 9만 명이 필요한데 겨우 만 명을 채용한다니 말이 되느냐고......
요건 마사이 마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호모 에렉투스로 유명한 국립박물관에 잠깐 들렀다가 살짝 업어온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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