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요가를 하리라고 마음먹었지만 딱 하루 실천하고 말았다.
몸매는 곰탱이지만 나름 유연한 편이라고 자부하던 때도 있었는데 유연함은 태평양 건넌 지 이미 오래,
여기저기 땡겨, 쑤셔...... 균형감각도 떨어지고 자세까지 틀어져간다.
그렇게 몸이 원하는데도 혼자 꾸준히 한다는 게 왜 그리 어려운지....
근처에 요가 가르치는 데가 있어서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나가면 좀 자극이 될런지. 찾아봐야겠다. 이건 숙제.
대신 산책으로 위안을 삼을 셈인데, 매일 해도 즐거울 이 활동이 숨을 쉴 수조차 없게 만드는 바람 때문에... 현재 그리 왕성하지 못하다. ㅋ
지난 주에는 애월항에서 고내포구를 돌아 서일주도로를 경유, 읍내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마음은 '정다운 우리동네'를 예쁘게 찍어 올려 자랑질 하고 싶지만 주거지 노출 문제도 있고, ㅋㅋ
풍경 사진도 계속 날이 흐려(게다가 현지인답게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별로 볼 만한 게 없다.
암튼 기록 차원에서 일단 몇 장 올려놓고 더 예쁜 사진은 더 예쁜 날 작정하고 찍기로.
동네 골목을 빠져나오면 바로 해변이다. 바다 바라보고 왼쪽으로 틀면 예전에 소개한 한담길 http://blog.daum.net/corrymagic/13754892 이고
오른쪽은 올레 15코스와 16코스 사이의 해변구간.
사실 바다는 다른 요소(명상이라든지 낚시질이라든지 연애질이라든지..)가 끼어들지 않는 한, 10분만 바라보면 심심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변에 늘어선 펜션들밖에 볼거리가 없는 이 구간을 살짝 틀어 중산간 쪽으로 올레 코스를 개척한 건 매우 잘한 일인 것 같다.
납읍과 과오름, 고내봉을 경유하는 올레 15코스는 바람이 부드러워지면 답사할 예정.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콘크리트를 쏟아붓고 있는 애월항.
여행자에게는 낭만이지만 생활인에겐 치열한 삶의 터전인 항구 횟집들.
바닷길을 따라 20분 남짓 걸어가면 15코스의 종점인 고내리 1158번지와 만난다.
여성전용 게스트하우스와 올레 걷기로 지친 발을 달랠 수 있는 족욕까페가 손짓하는 곳.
이곳을 반환점으로 고내리 작은 골목을 기웃기웃 한참을 해찰하다가 서일주도로 쪽으로.
아픈 상처 딛고 늠름하게 살아내는 나무들을 좀 보라고.
이발관 아니고 까페. ^^ 학교도 아니면서 겨울방학중이란다.
도로변에 '애월체육관'이라는 표지석을 내세운 대단한 체육관이 있길래 이 시골에서도 대단한 운동생활(!)이 가능하겠구나, 싶었는데
들어가서 물어보니 아쉽게도 이곳은 체육동호회나 학교 운동부에서 대관하여 사용하는 곳이라고, 헬스나 요가를 하려면 하귀 쪽으로 가란다.
실망하고 돌아서는 나를 달래주는 또하나의 대단한 건물. 도서관이다!
읍 소재 도서관 치고 싱싱한 신간이 꽤 많다.
친절한 안내를 받으며 대출회원증을 만들어 다섯 권을 들고왔다.
정글만리 세 권은 실패(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제주에 관한 책 두 권 중 한 권(고선영 외 저, 당신에게 제주)은 소량의 정보를 얻은 정도, 한 권은 훌륭(박상준 저, 다른 제주에 가다).
밋밋한 생활에 좋은 벗이 되어주시겠다. 애월읍 주민이 된 보람이 있구나. ^^
여기는 16코스의 초입인 구엄리 해변. 걸어가기엔 좀 멀지만 못 걸어갈 거리는 아니다.
너럭바위를 이용한 염전 터가 있는 곳이다.
제주도에 살기위한 모임 까페에 '쓰실 분 가져가세요'라고 올린 글을 따라 신엄리에 가서 앉은뱅이 책상 하나 주워오는 길이다. ㅋ
서일주도로를 건너 중산간 쪽으로 4킬로 정도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
페인트 칠 쓱쓱 해놓으니 구경 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무릎 상태가 좋으면 이 구간만 왕복해도 운동량 차고 넘칠 듯.
체육관에서 일러준 수영장을 찾아 9킬로 길을 달려가봤다. 하귀농협 뒤.
매일 2시간씩 사용할 수 있는 수영장 한 달 이용권이 4만 원. 헬스장은 무료다.
2월에 서울 다녀와서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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