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살기위한 모임 까페에 뜬 공지를 보고 찾아간 작은 연주회.
레퍼터리가 뻔할 것 같기도 하고 활동도 별로 안 하는 까페 사람들 마주치기 좀 뻘줌해서 망설였지만
연주회가 열리는 장소도 집에서 가깝고, 제주에 와서 알게 된 블친 얼굴도 이런 기회에 한번 보자 싶어서 나선 길.
애월읍 장전리에 있는 까페 하루하나
앞마당에서 이효리가 콩을 팔던 플리마켓이 열리기 때문에 많이 알려진 곳이라는데 나는 처음 와본다.
이 작은 까페에 20여명이 꼭꼭 들어차 오붓하게 연주회를 즐겼다.
마침 비님도 내려주셔서, 음악에 젖고 비에 젖고......
나도 새 집을 지으면 저렇게 레이스를 떠서 창에 걸어야지, 저렇게 서까래에 등을 달아 멋진 실루엣을 새겨야지......^^
자녀들이 보내준 환갑기념 제주여행길에 아코디언을 메고 온 아빠, 부모님을 모시고 다니는 임무를 띤 막내딸 역시 아코디언을 메고 왔다.
부녀는 같은 대학에서 함께 음악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아빠는 제주로 이주한 40년지기의 농장에서 친구를 위한 연주회를 열 생각이었는데
그의 40년지기는 좀더 많은 사람들과 그의 연주를 공유하고 싶었단다. 이 얼마나 멋진 스토리!!
두 사람의 연주는 부녀지간답게 더할나위 없는 호흡을 보여주었다.
분위기가 좋아 얼떨결에 자원하고 나선 젬베 연주자는 바로 그 호흡 때문에 쩔쩔 맸다고 한다.
레파토리는 예상대로 평이했지만 생음악의 감동은 조금도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았다.
라쿰파르시타, 여인의 향기 OST, 리베르탱고 등 널리 알려진 아코디언곡들도 연주되었고 미국, 러시아, 이탈리아도 한바퀴,
복음성가, 한국 가요, 동요 등을 섭렵하는 팬서비스도 있었다.
내가 신청했던 여인의 향기 OST는 따님의 독주.
세 사람의 협연곡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녹화를 안 했쎄요. ㅠ.ㅠ
이 곡으로 연주회 분위기나 살짝 맛보세요. (강아지가 오락가락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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