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아프리카

에티오피아 5 - 악슘

張萬玉 2014. 10. 14. 13:13

악슘은 3150미터 난공불락의 고원지대에 제국을 건설하고 적들의 공격에 맞서 3000년의 역사를 지켜왔던 유서 깊은 도시다.

신화가 서린 도시 악숨에서도 가장 믿기 힘든 이야기는 모세가 신으로부터 직접 받았다는 법궤, 그러니까 유대교와 기독교 역사에서 각별한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이야기는 역시 시바 여왕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날 메넬리크는 아버지 솔로몬을 만나고자 예루살렘으로 갔고, 부자는 감격적인 해후를 나눴다. 솔로몬은 메넬리크에게 왕권을 물려주길 원했으나 메넬리크는 고심 끝에 거절하고 에티오피아로 발길을 돌렸다. 이를 아쉬워 한 솔로몬은 유대교 사제 64명과 1만2,000명의 젊은이들을 함께 보내 줬다. 그런데 한 신실한 사제가 신의 법궤와 절대 떨어질 수 없다며, 그것을 훔쳐 왔고 법궤의 힘으로 메넬리크와 무리는 '순식간에' 악숨까지 이동해 왔다고 한다.

이스라엘이 솔로몬 사후, 주변국에 점령을 당해 수천년간 비참한 국운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은 다 법궤를 잃은 탓이라고 한다.
법궤는 지금까지도 악숨의 '시온의 성 메리 교회에 보관되어 있다는데, 이 교회는 4세기 무렵 악숨의 Ezana 왕이 세운 것으로, 아프리카 최초의 기독교 교회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법궤를 볼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의 정교회 수도사뿐, 그것도 1년에 단 한차례 지성소 안에서만 볼 수 있다고 한다.

교회 옆 오래된 박물관에는 고대, 중세 왕들의 화려한 금관을 비롯해 다채로운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19세기 말, 이탈리아 군대가 이 유물들을 갈취하러 왔다가 법궤의 기운에 압도되어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만화 같은 전설들을 결코 우습게 여길 수 없었던 것은 이런 이야기들이 지금의 에티오피아를 떠받치는 힘이기 때문이다.
악숨에는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에티오피아 내시에 관련된 유적도 있다. 예수 사후, 초대 기독교의 지도자였던 빌립으로부터 세례를 받은 에티오피아 내시는 이스라엘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기독교를 전파하고 직접 세례터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는데, 실제로 십자가 모양으로 만들어진 다수의 세례터가 악숨에서 발견됐다. 시온의 성 메리 교회 주변에는 오벨리스크Obelisk 수십 개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높이 30m, 무게 500톤이 넘는 화강암 덩어리로 만들어진 오벨리스크만으로도 강력했던 당시 권력을 가늠할 수 있다. 오벨리스크 아래 묻혀 있던 유물들은 모두 도굴되었다고 한다.
현재 에티오피아의 국교가 된 정교회는 4세기 이자나 왕 시절에 전파됐다. 예수의 '인성'을 부인하는 단성론을 믿으며, 20세기 초까지 이집트 콥트교회의 분파였다가 독립된 체제를 갖추게 됐다. 에티오피아 국민들의 43% 가량이 정교회 교인으로, 정교회는 에티오피아를 떠받치는 강력한 사회문화적 토대다.

(boomup 펌)





무슨 광고일까~요?


공항에서 빌바오에 사는 스페인/케냐 커플을 만나 한참 수다.

케냐 사는 조카까지 데리고 3주 여행중이며 여행 말미에 케냐에 머물렀다 스페인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붙임머리 예쁘다고 했더니 어쩔 수 없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붙임머리를 하거나 빡빡 깎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자라면서 두피로 파고들어가 속수무책이라고.


공항에서 픽업해주겠다는 Consula 호텔 삐끼에게 끌려갔다. 1박 56불, 엘리베이터 있는 호텔이라고....

나 혼자 같으면 안 갔겠지만 신쌤에게 일임했으니..... 장롱 하나는 굉장하다. ㅎㅎㅎ


짐 놓고 나와 점심 먹을 곳을 물색하다가 돼지불고기 한다는 집을 찾아냈다(AB레스토랑). 고추장 비슷한 것도 있다. 맥주 포함 100비르에 오랫만에 잘 먹었다.


교회 말고는 별로 볼 게 없는 작은 동네라 설렁설렁 돌아다니며 사람들 사진이나 찍다가 오벨리스크까지 걸어가서 시시한 박물관 하나 보고 

모두 지쳐 있어 숙소로 돌아오는데 여기저기서 커피 세레모니 하라고 붙잡는다. 그래도 삐끼가 그렇게 심한 동네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마침 소나기가 쏟아져 못이기는 척하고 한 노점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벼룩이 왕창 옮았다.

메켈레 가는 버스표 사두려고 버스터미널에 갔는데 버스 한 대 없는 휑한 공터에 문도 닫혀 있다.

동네 사람들에게 물으니 새벽에 오는대로 타면 된다고 한다.























































































다나킬 투어 못가고 먼저 돌아가는 신쌤 송별파티라고 고르고 골라 피자집이라고 찾아갔는데.... 정말 맛 없었다. 야채스프는 그런대로..


새벽 4시에 일어나 짐 싸고 5시부터 터미널에서 대기했더니 6시에 문 열고 7시 출발한다.

생각보다는 편하고 무엇보다도 입석인원이 없어 다행이었다. 길도 잘 닦여 있어서 순조롭게 도착.

가는 도중 작은 마을 터미널에서 화장실 가라고 20분 쉬어주는데 동네꼬마 둘러싸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서 쩔쩔 맸다.

생각해보니 이것이 '아쉔다'라는 명절 행사의 시작이었다.

여자아이들이 몰려다니면서 어른들을 에워싸고 발 구르고 노래 부르며 용돈 달라고 조르는 세리머니.

마침 새학기가 시작되는 기간이라 문방구를 장만해야 하는 아이들을 위해 즐거이 뜯겨주어야 한다고 한다.  ㅠㅠ

우리는 처음에 외국인에게 몰려다니며 구걸 하는 아이들인 줄 알았다. 미안~~~







간식으로 밀 볶은 거(이거 꽤 맛있고 요긴했다) 사들고 다시 승차.

재미있는 이스라엘 커플과 죽이 맞아 오랜만에 수다 삼매경.

방과후 교사와 목수일을 하는 커플이다. 3달 계획으로 에티오피아를 여행중인데 이제 1주일 남았다고. 이제 마지막 구간을 메켈레의 고아원에서 봉사할 예정이란다. 아디스 아바바에서는 기차역에 있는 Holland Base에서 100비르 주고 묵었다고 한다. 여행 하다가 이런 애들 만나면 정신이 번쩍 난다.

메켈레까지 와서 왜 다나킬 투어 안 가느냐고 물었더니 비싸서 못 간다고.....

여행 내내 절약했는데 이젠 막판이니 좀 낭비해도 되겠다 싶어서 어제 비싼 망고주스 마셨다고 자랑이다. ㅎㅎㅎ

당연히 유태교 신자겠지? 물으니 가족 중에서 자기만 비종교적인 인물이란다. 종교에 묶여 사는 사람들 불쌍하다고......

종교를 내세운다고 꼭 신앙심이 깊은 건 아니라는 데 의견 같이했다.

한국의 전쟁위험에 대해 묻길래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고 하니 자기네도 가자지구 근처에 살지만 미사일이 날아와도 그러려니 한다고 한다.



내 옆에 앉은 에티오피아 청년이 얘기에 끼어들어보려고 애쓰길래 얘길 붙여보았다.

메켈레에 와 있는 한국 사람들 얘기, 새마을운동 얘기,  에티오피아 자음과 모음의 조합 원리, 현재 두 자리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에티오피아의 경제상황 등등.

영어수준도 꽤 되고 아는 것도 많길래 메켈레에 있을 동안 저녁이나 같이 먹을까 연락처를 받아두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인사도 못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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