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Kef, 혹은 El Kef.
아인드라함에서 젠두바를 거쳐 남하하는 길목의 오래된 도시.
튀니지 사람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고 토죄르로 가는 길목이라 하루쯤 들러보고 싶었다.
역시 산속의 작은 도시지만 예상보다 세련되고 번화했다.
여행객이 많지 않은 동네라 이 마을 역시 여행자들에게 순박한 호감을 숨기지 않는다.
동네 꼭대기에 있는 이슬람 시대의 유적 카스바와(박물관도 있는데 마침 월요일이라 휴관) 로마 지배 시대의 유적인 바실리카와 목욕탕 유적지, 동네 모스크 등을 돌아보고 슬렁슬렁 동네를 휘젓고 다니다 예쁜 까페에서 놀다가...
오늘도 사진 많이 찍었다. 이제 익숙해질 만 한데도 도무지 안 찍을 도리가 없다. 눈에 뭐가 씌었나보다.
호스트 Hassen씨는 B&B 운영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라서 그런지 손님을 챙겨주는 열심이 남다르다.
체크인 할 때 큰길까지 마중을 나와주었고 엘 케프의 가볼 만한 곳들을 세심하게 챙겨주는 건 물론, 다음날 행선지인 토죄르 가는 길을 편하게 만들어주었다. 보통은 카세린까지 가서 가프사 가는 루아지로 갈아타고 다시 토죄르행을 기다려야 하는데,
여기저기 전화해서 가프사까지 직접 가줄 루아지를 수배해주고 동네 토박이답게 루아지 기사를 꼬드겨 집앞까지 모시러오게 해주었다.
숙소도 귀족이 사는 집처럼 꾸며놨는데 이런 집이 하나 더 있고 튜니스에도 아파트가 있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나니 차와 과일을 내주며 고맙게도 얘기를 청해주어 두 시간 가까이 튀니지의 이런저런 사정에 대해 귀동냥을 했다.
영어는 서툴지만 ...중견기업 임원 출신으로 교양도 있고 견문도 넓은 사람이라 아주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두 자녀를 모두 사립학교에 보내고 지금은 프랑스로 유학을 보냈다고 하니 (튀니지는 국립의 경우 대학까지 무상교육이지만 사립은 비용이 엄청나다) 튀니지의 중상류층인 게 확실한데, 은퇴 후에도 일을 놓으면 안된다고 직접 숙소 관리를 하고 마을 자원봉사에도 열심이라고.
부인도 교사로 은퇴했지만 집에서 여전히 아이들을 가르친다.
숙소를 연 지 얼마 안 돼서 아랍어 전공하는 한국 아가씨 두 명이 일주일 넘게 머물렀는데 그녀들 덕분에 한국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숙소를 연 지 얼마 안 돼서 아랍어 전공하는 한국 아가씨 두 명이 일주일 넘게 머물렀는데 그녀들 덕분에 한국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고.
이 깊숙한 동네에 한국인 부부가 농장을 하며 살고 있다는 놀라운 소식도 들었다.
핫센씨가 준 마지막 감동! 가프사로 직접 간다는 루아지 기사와 새벽 네 시 반에 집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핫센씨가 준 마지막 감동! 가프사로 직접 간다는 루아지 기사와 새벽 네 시 반에 집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전날 밤 작별인사 나눴으면 됐지 세상에 새벽 4시에 일어나 커피와 핫케익을 준비해주고 집앞까지 나와 손을 흔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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