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에(~2011)/陽光燦爛的日子

아들아, 적성이란 게 말야...

張萬玉 2006. 7. 5. 14:09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적성에 안 맞는다고 느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그 일에 대한 자신의 성취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고 있기 때문이란다.

 

어떤 분야에서 능력을 100% 발휘하고 있는 사람들(자기 적성에 맞아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

우리가 '적성에 맞다'고 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개 그런 사람들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 사람들이 있는 지점이란 건, 그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이 목표로 삼고 이제부터 한걸음씩 다가가야 하는 곳인데... 그 지난한 걸음은 생략하고 '적성에 맞는다, 안 맞는다'라고 얘기하는 건 좀 성급한 판단이 아니겠니.

 

매일매일 죽지 못해 버틸 정도로 싫은 일이라면 모를까,

'힘들다'라고 느끼는 정도라면, 그리고 그 일밖에 다른 대안이 없는 사정이라면 

 

자기 성취에 대한 기대수준을 좀 낮춰보는 것도 그 일을 견디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하더라.

완벽한 상태만 바라보지 말고 같이 일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도 좀 바라보면서 말야.

한발짝씩 떼놓는 오늘의 이 수고가, 그 '요구되는 적성'이란 놈에 나의 적성을 조금이나마 더 가까이 데려다줄 것을 기대하면서 말야... 사람이란 게 또 생각보단 유연한 동물이기도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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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적성에 안 맞는다고 괴로워하며 중국으로 떠났던 아들넘이 돌아왔다.

그것도 적성에 맞는 공부를 하겠다며 6개월을 기다려

희망했던 복단대학교 인문학부에 합격을 해놓고 말이다.

 

부모가 불러서 온 게 아니다.

중국으로 가겠다고 할 때 부모가 했던 것과 똑같은 얘기를 본인 입으로 하면서 돌아온 것이다.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