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경차가 마티즈밖에 없다며?
껌만 안 밟으면 그런대로 쓸만하다는 모욕적인 평판에도 불구하고 (한때 티코는 구매하면 장갑까지 끼워준다는--코너를 돌 때 손 짚고 돌라고-- 오해에 시달리기도 했다지? 흥!!) 나의 마티즈는 요즘 한참 물이 올라 있다. 10년 만의 운전이 겁났던 쥔장 덕분에 출퇴근도 안 하는 쥔장을 싣고 이미 두 달만에 4500km를 주파한 바 있는 이넘은, 갓 운전면허를 따고 바로 중국으로 건너갔던 작은 쥔장이 돌아오면서 다시 운전연습용 차량으로 몸을 바치고 있는 중이다.
아들넘 혼자 나가는 게 걱정되어 조수석에 앉은 지 나흘만에 드뎌 우리의 애마가 사고를 쳤다.
신호등이나 앞차량의 최소 100미터 앞에서 감속 시작해라, 차선 바꾸려면 깜빡이부터 넣어놓고 짱을 보다 찬스 놓치지 말고 들어가되 가능하면 멋진 사선을 그려라 등등의 잔소리를 해댔지만, 정지해 있을 때 브레이크를 확실히 밟아라 소리를 안 해서 그랬는지..... 그만 신호대기중에 슬슬 미끄러지더니 앞차 범퍼를 건드리고 만 것이다(맹세컨대 살짝 건드렸다).
앞으로 이런 사태가 벌어지면 어차피 혼자 해결해야 할 것이니 나는 모른척 앉아있었더니 예상 못한 첫경험에 겁먹은 아들넘 혼자 나가 앞차 쥔장에게 연신 꾸벅꾸벅이다. 돌아와서 하는 말이 정비소에서 견적 나오는 대로 전화한다고 해서 전화번호를 줬다고 한다. 정비소라고라고라고라?
얼른 나가 앞차를 살펴보니 컴파운드로 쓱쓱 닦으면 없어질 정도로 페인트가 살짝 묻었을 뿐인데...
나서서 한마디 거들까 하다가 참고 그냥 고개만 꾸뻑 하고 돌아나왔다.
어제 전화가 왔다. 도색을 해야 하는데 12만원이 든단다.
새 차도 아닌데 페인트 묻은 걸 갖고 도색을 한다고?
내게 맡기면 공짜로도 해결해주겠다고 하려다가 참았다.
현장에서 정비소로 함께 가든지 최소한 사진이라도 찍어뒀어야 했나?
나같으면 앞으로 조심하라 하고 그냥 보냈을 텐데... 어린 초보운전자에게 너무 야박하게 군다 싶지만 사고를 낸 입장에서 뭐라고 할 수 있겠나.
보험회사 직원에게 상담을 하니 그냥 그렇게 처리하는 게 현명하다고 한다.
어쩌랴, 범퍼를 통째로 간다거나 목 삐끗했다고 안 하는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해야지.
아들넘 운전수업료로 그 정도면 싸지 뭐. 이제 운전이 신난다고만 생각은 안 할 테니까.
남의 차엔 흔적을 남겼지만 자기는 말짱하기만 한 단단한 요넘
오늘도 오토바이 엔진이라는 놀림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씽씽 달린다. 귀여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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