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에 떠나는 야간열차. 이번 여행에서 처음 타는 야간열차인데 탈 때부터 고생했다.
우리 탑승칸이 몇번 승강장에서 타는지 사전에 알 수가 없다는데 클래스가ㅏ 다른 탑승칸들 사이의 문을 잠가버린다니 아무 칸이나 타서 이동할 수가 없다.
게다가 종점 출발이 아닌지라 잠시 섰다가 가는 열차, 도착 즉시 열나게 뛰어서 우리 탑승칸이 서는 지점까지 뛰어야 한다. 배낭을 지고!
삐걱대는 무릎 때문에 절대 뛰지 않는 나도 거의 미친듯이 뛰었다.
이 구간부터는 안개가 짙어 연착이 일상적이라고 한다. 우리 기차는 세 시간 연착했는데 이 정도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아담하고 제법 분위기 있는 호텔 Harmony.
이 호텔 주인이 오쇼 라즈니쉬의 제자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쇼의 사진과 가르침이 곳곳에 붙어 있고 조용한 명상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우리 팀에 요가 선생님들이 둘이나 있어서 요가의 본가인 인도에 왔으니 요가수련원에 언제 한번 가보자고 약속해왔었고, 작은마을 카주호라호에서 시간 보내기도 딱이라 어디로 갈지 정보를 구하던 중 호텔로 출장 와주는 마스터가 있다고 해서 그를 불렀다.
헌데.... 좀 패착이었던 듯. 관광객 체험 차원의 클래스로 생각했는지 겨우 한 시간 동안 호흡부터 시작해서 무드라, 웃음요가까지 망라해주려고 한다. 동작들도 버라이어티하게 대충대충.... 나중엔 국민체조 같은 것까지 시킨다. 차라리 현지인들이 하는 요가원에 가서 분위기를 맛보는 게 더 나았겠다고 불평을 했지만 생각해보면 현지 요가원이라고 해도 장기체류하는 외국인이 대부분일 테니 거기서 거기일 터. 그냥 한국에서 요가 열심히 하는 걸로. ㅋㅋㅋ
카주라호는 작은 마을이지만 에로틱한 부조들로 입소문 난 사원군들 때문인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특히 한국관광객들이 많아 한국음식을 한다는 식당들도 제법 눈에 띈다.
국제영화축제가 열린다고 해서 가봤더니.... 시간을 잘 못 맞췄나, 장소를 잘못 맞췄나....
동네 청소년들이 인도산 갱 영화를 보고 있다.
서부사원군 앞에 있는 라가 까페.
이층 테라스에 앉아 있으면 서부사원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고 조용한 곳이다.
주인이 스위스인인가, 암튼 서양사람이라 커피도 폭찹 같은 서양요리도 맛있다.
우리 일행중의 한 부부가 우연히 알게 된 고등학생으로부터 집에 초대를 했다고 같이 가잔다.
인도 사람 함부로 따라갔다가 봉변당했다는 얘기도 많지만 뭐 수면제만 안 먹으면 되지, 어른 셋을 누가 어쩌랴 싶어 따라나섰다.
그 집 가던 길에 동네 어귀에 있던 작은 신전과 호수 배경으로 찰칵.
공부한 흔적으로 빡빡한 노트를 보면서도 이상하게 별 감흥이 없었다.
학생은 외국인과 사귀고 싶었던 것일까?
밥 한 접시씩 얻어먹고 자의반 타의반 장학금 명목의 금일봉을 건네주었다.
한국어를 가르친다는 학교를 방문했던 다른 팀들도 적지 않은 헌금을 하고 왔다던데......
암튼 관광객 인구가 통계로 잡힐 정도로 많은 동네였다. 카주라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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