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일기/아시아(중국 외)

네팔 16 - 카트만두 4 / 꿈의 정원

張萬玉 2018. 1. 11. 10:25

한국행 비자를 진행하기 위해 카트만두에 가는 히섭을 따라 우리의 카트만두행도 하루 당겼다.
외국인여행자 신분이었을 때는 벗어나지 못했던, 예약필수에 새벽출발인 Tourist Express 버스 말고도 원하는 시간 아무때나 그것도 반 가격으로 데려다주는 '마이크로버스'를 타고 투어리스트 익스프레스보다 빠른 시간(정오쯤 타서 7시 되기 전에 도착)에 카트만두에 도착했다. YEA!!


내 배낭을 대신 지고 버스터미널까지 따라나온 미자스는 이대로 한국까지 따라가겠다고 진심 어린 농담을 한다.


여전히 카트만두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ㅠㅠ


<히섭 고모 집에서의 하룻밤>

호텔을 찾으려다 고모네서 재워준다길래 줄레줄레 따라갔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화장실과 수도 사용이 절대난감이다.

네팔사람들의 70%는 이런 환경에서 살고 있으니 장차 네팔에서 살려면 이런 실상도 알아둬야 한다는 히섭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안온한 환경에 길들여진 몸뚱이가 힘들어하는 거야 어찌 막겠나. 바깥화장실에다가 찬물밖에 못 썼어도 널찍하고 안정적이었던 히섭의 집 화장실을 그리워하며 보낸 하룻밤...

그래도 이집 딸네미들의 퀸 베드에서 이불 두 개나 덮고 간만에 따땃하게 잘 잤네....

경자씨의 한국 이웃인 부디의 여동생이자 히섭의 작은고모인 짠드라는 일찍 남편을 먼저 보내고 혼잣몸으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삼남매를 키워냈다.

고모는 남편과 사별한 후 살 길이 막막해 한국에 가서 돈을 벌까 하여 연수생 시험에 응시해서 1차 합격을 했는데 인터뷰를 보러 갈 차비가 없어서(당시에는 어느 시골에 살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만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한다. 당시 젖먹이였던 큰딸은 이제 자기가 집안을 일으키겠다고 일본 인력파견시험 준비에 매진하고 있고, 큰아들 수딥은 엄마를 도와 식당일을 도맡고 있다. 유창한 영어실력을 뽐내는 8학년 학생 엔젤은 식당 한구석에서 숙제 하다 말고 심부름이 생길 때마다 벌떡 벌떡 잘도 일어난다. 우리 자랄 때 흔히 본 수 있었던 일찍 철든 아이들의 모습이다. 이 착하고 부지런한 가정에 부디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꿈의 정원>

상점과 음식점밖에 없는 줄 알았던, 차량과 행인과 호객꾼이 뒤엉켜 정신 하나도 없는 타멜 거리에 이렇게 한가하고 아름다운 공간이 있었다니....

커플들이 주로 찾는다는 공원 Garden of Dreams. 원래는 어느 외국인의 개인정원이었는데 정부가 인수하고 오스트리아가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재정비되었다고 한다. 입장료도 다른 관광지에 비해 착하고 타멜거리 남쪽 입구에 바로 붙어 있어 여행자숙소가 많은 타멜거리에서 쉽게 들러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다.

큰 문제 없이 비자수속을 끝낸 뒤 가뿐한 얼굴로 돌아온 히섭이 우리에게 '서프라이즈' 해준다며 데려간 곳.